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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왜 반대할까?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12  취재기자 : 허지희, 방송일 : 2022-11-14, 조회 : 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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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탁미화원 공무직전환 비정규직 정규직 뉴스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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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허지희] 음성 지역의 쓰레기를 수집 운반하는 민간위탁 미화원들이 음성군에 소속되는 공무직 전환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싫다는 얼핏 이해가 어려운 주장인데요.

 이들은 공무직이 되면 정년이 줄고, 월급도 주는 피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무직 전환을 촉구하는 측에선 전혀 다른 얘길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속사정을 취재했습니다.        

◀SYN▶
임금 삭감된 직영화는 결사 반대한다. 반대한다.

음성 지역 생활폐기물을 수집 운반하는 민간업체 소속 미화원의 대부분인 70여 명이 업무 현장이 아닌 집회 현장에 모였습니다

 직영 전환, 즉 자신들의 공무직 전환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뭘까?

 현재의 공무직 인건비 기준대로라면 민간 소속인 지금보다 임금이 줄고, 정년 이후 65세 이상도 일할 수 있는 촉탁 전환이 힘들다는 겁니다.

 이들의 공무직 전환 논의가 이뤄지게 된 것은 지난 7월부터입니다.

 20여 년간 민간에 맡겼던 음성의 4개 청소 구역 가운데 1곳이 지난해 직영으로 전환됐습니다.

 대포통장을 이용해 미화원들의 인건비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 위탁 업체가 계약 해지됐기 때문입니다.

 이때 업체 소속 미화원 20여 명도 모두 공무직으로 전환됐습니다.

 그런데 음성군은 당시 미화원들의 임금을 기존에 받던 환경부 고시 기준보다 적은 공무직 임금 규정을 적용했습니다.

 이과정에서 많게는 천만 원 가까이 연봉이 깎이는 사람도 나왔습니다.

◀INT▶ 정민환/한국노총 충주 음성 지역지부 의장
직영화에 급여를 못 맞춰주니 우리보고 임금을 깎아라. 정년도 우리는 건강하시면 65세까지 근무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들어올때는 정년도 축소시키겠다? 이런 직영화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 노동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반대하는 거지 직영화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 임금 저하를 겪고 먼저 공무직이 된 사람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달라고 호소합니다.

 공무직 전환으로 오히려 얻는 이점이 더 많았다는 겁니다.

◀INT▶ 윤성훈/공무직 전환 미화원
휴직이 6개월까지도 되어서 그 안에 요양을 하면서 다치거나 그러신 분들이 복귀할 수 있는 그런 체제가 굉장히 큰 장점이죠. 부모로서 내 자식 보러 갈때, 학교 행사 보러갈때 그런 것도 공가로 쓸 수 있고 따로 연차를 쓰지 않아도...

 무엇보다 민간 위탁은 모든 연차 대부분이 비슷한 임금을 받는 반면 공무직은 연차가 쌓일수록 임금이 상승하고, 

 퇴직금 적립도 1.5배씩 쌓여 생애 전체를 놓고 따져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INT▶ 김규원/전국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장, 위탁업체 소속
공무직 (퇴직금)은 본인이 받는 임금에 50%가 더 들어가요. 퇴직금 누진제라고 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그게 1-2년 하신 분들은 얼마 차이가 안 나지만 10년 이상되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고 보시면 되는 거죠. (저희 회사는 정년이) 65세에서 60세로 깎였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정년을 주장하는 것이 모순인 거죠. 

 임금도 현재 다시 협상하고 있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직영 반대 집회가 위탁 체제 유지와 경쟁 업체 견제를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남은 3개 업체의 3년 계약 만료 시기가 올해 말로 다가왔는데, 만약 직영 전환이 안 되면 앞서 계약이 해지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거란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지 1년이 지나도록 검찰은 처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집회 현장엔 비리 업체의 입찰 참여를 반대하는 문구가 등장했고, 업체 관리자도 나와 집회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INT▶ 송영철/음성군 환경미화원 연합회 회장, 위탁업체 소속
음성군에서 퇴출시켰는데, 올해가 3년 재계약인데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해서 입찰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저희가 반대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직영 전환 결정위원회를 구성해 논의 중인 음성군의 입장은 뭘까?

 직영과 민간 위탁 중 어느 것이 낫다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직영이 청소차 구입 등 초기에 수십억 원의 투자 비용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 업체엔 매년 수억 원의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지급하지 않아도 돼 비용 절감이 더 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처우 대신 기존 임금을 요구하는 노동자와 공공 영역에서 함께 싸우자는 노동자들.

 그리고 20년 가까이 독식해온 수십억 원의 대행 사업권을 내놓을 처지에 놓인 청소 업체.

 공무원 업무를 간소화할 것인지 비용 절감을 할 것인지 득실을 계산하고 있는 음성군까지.

[허지희]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청소 행정 직영 전환 논의는 3개 위탁 업체의 계약 만료가 되기 한 달 전인 이달 말, 또 한차례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허지희입니다.
           ◀END▶